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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실

'흙의 향기, 불의 춤' - 조상권 초대전

by 梅花一片心 2011. 10. 26.

조금은 쌀쌀해진 가을날씨에 잔뜩 목을 움츠리고 무각사 북카페를 찾았습니다.
따끈한 아메리카노를 들고 볕이 잘 드는 곳에 앉아 해바라기를 하는 호사를 누렸습니다.

책구경을 하다가 보니 로터스갤러리에서 전시회를 하고 있더군요.
무각사의 로터스갤러리는 다양한 전시회를 열고 있어서 도심에서 한껏 여유롭게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전통찻집과 북카페, 갤러리가 있고 바로 옆에는 518기념공원이 있어서 산책도 하는 그런 곳입니다.



갤러리에서는 도예작품들이 전시가 되고 있었습니다.
조상권작가의 초대전이었는데 전시도록을 보니까 작가분의 이력이 이색적이었습니다.
1960년대에 프랑스에서 건축을 전공을 했는데, 1997년부터 도예에 깊이 매료됐다고 합니다.
현재는 광주요 도자문화원 이사장님으로 도자문화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작품들 중에 입구에서 눈인사를 나눴던 첫작품이 호랑이 민화도판이었습니다.
미술시간에 보았음직한 호랑이민화를 이렇게 보니까 또 색다른 느낌더군요.
도자기로 이렇게 만들어 놓으니까 집안의 장식역할로도 손색이 없을 듯 합니다.
사무공간이나 가정의 거실에 이런 작품들이 있으면 그림보다고 더 품격있고 자연스럽게 어울릴 듯 합니다.
있는듯 없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예술감상은 꽝인 제 생각으로는 여타의 그림들에 비해서 쉽게 질리지 않을 것만 같고 볼수록 차분해지는 그런 맛이 느껴졌습니다.


이 작품과 함께 이채로웠던게 가리개였습니다.
민화도판과 같이하면 참 잘 어울릴것만 같은 짝꿍같은 느낌...
음..뭐랄까... 인테리어를 선(禪)스타일로 한다면 충분히 매력적일것 같습니다.. ^^
그런데요... 작품에 가격을 언급하는 것은 좋지 않지만.. 이 가리개가 상당히 고가였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주변 지인분께 선물해드리고 싶은 작품이었습니다.








많은 작품들이 전시되었지만 전부를 담아오지 못하고 몇몇 작품들만 올려보았습니다.
여러 형태의 작품들이 눈을 즐겁게 했습니다.



그 중에서 좀 독특했던게 사각화로와 개인화로, 냄비였는데요.
감히 이 작품들로 음식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저는 두고 두고 감상만 할 것 같아서요.^^

이런 전시회에 빠져서는 안되는게 접시와 찻잔세트들이죠..
문양과 형태가 정말 멋졌습니다. 눈이 동그레지고 저절로 "우~~와"하는 탄성이 나오더군요.


연의 모습이 그려진 접시를 보니까 마치 연잎을 싸서 요리한 후에 펼친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색도 그렇고... 접시에 정갈하게 음식을 올리면 소담스럽게 보여 절로 식욕을 돋구겠지요?




전시된 작품중에서 개인적으로 꼭 구입했으면 하는 건 바로 백자티세트와 홍차세트.
사진에 보이는게 한 세트라는데 너무 맘에 들었습니다.
주머니 사정이 아주 많이 좋으면 꼭 구매해보고 싶은....

 



백자의 순백색때문일까요? 찻상을 사이에 두고 정겹게 나누는 이야기꽃도 담백할 것만 같습니다. ^^
그리고 홍차세트...



왠지 홍차와 잘 어울릴 것 같은 색감입니다. 문양도 디자인도...
우아한 기품이라고 해야할지...여성분들이 참 좋아할것 같습니다.^^
혹여 작품이 깨질까봐 차마 뚜껑을 열어보지는 못했습니다.
작품이 손상되면...어쿠....^^;

도록책자 앞장에 인쇄되어 있는 조상권 이사장의 인사말 중에 기억에 남는 문장이 떠오릅니다.
 "미래의 가치를 바라보고 새로운 사고와 제작기법을 찾기 위해 계속 도전하려는 젊은 작가들가 함께 선대들이 이룩한 세계 도자의 정점에 다시 한 번 우리가 설수 있기를 소망한다."


알록달록 곳곳에 색을 더하는 가을에, 커피 한 잔에 멋진 작품을 함께해서 참 좋았습니다. 
다음에는 어떤 전시회가 무각사 로터스갤러리에서 열릴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