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梅花軒

시 한 편 - 도종환 시집 중에서...

by 梅花一片心 2011. 11. 24.

오랜만에 시를 펼쳐 들었다.
알 수 없는 뭉클함에 더운 김이 눈에 차올랐다
아... 나에게 용서를 구한다 



나무에 기대어(도종환)


나무야 네게 기댄다
오늘도 너무 많은 곳을 헤맸고
많은 이들 사이를 지나왔으나
기댈 사람 없었다
네 그림자에 몸을 숨기게 해다오
네 뒤에 잠시만 등을 기대게 해다오
날은 이미 어두워졌는데
돌이킬 수 없는 곳까지 왔다는 걸 안다
네 푸른 머리칼에 얼굴을 묻고
잠시만 눈을 감고 있게 해다오
나무야 이 넓은 세상에서
네게 기대야  하는 이 순간을 용서해다오
용서해다오 상처 많은 영혼을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국내도서
저자 : 도종환
출판 : 창비(창작과비평사) 2011.07.18
상세보기

'梅花軒'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7년, 존엄성을 되찾다.  (0) 2017.12.27
우리 모두 갑질을 한다!!??  (0) 2017.12.01
선시 한 편  (0) 2017.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