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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실

깊어가는 가을저녁, 대금가락과 함께 -서구 빛고을국악전수관

by 梅花一片心 2011. 11. 24.


11월..가을이 깊어가는 달이죠..
모두가 시인이 되고 예술가가 되는 가을인지라 저도 마음이 동해서 모처럼 빛고을국악전수관에 가게 되었습니다.

광주에 있는 서구 빛고을국악전수관은 2003년부터 매주 목요일에 상설공연이 열리고 있습니다.
약 150여석의 아담한 공간에서 상설공연외에도 다양한 국악관련공연이 진행되며, 국악강습도 함께 하고 있는 곳입니다.
 



오늘의 공연은 '조수희-대금독주회'였습니다.
정악은 산조에 비해 약간 무거운 느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조금 걱정입니다.. 괜히 객석에서 꾸벅꾸벅 졸지나 않을지 싶어서요..^^; 
사극드라마나 영화에서 듣는게 고작이여서, 직접 듣기는 이번이 처음이여서 무척 궁금해지더군요.


공연전에 장용수 학예연구사께서 연주를 해주신 조수희씨에 대한 소개와 간략한 연주내용을 설명해주셨습니다.
인상도 포근하고 말씀도 잘하시더라고요.^^

장용수 연구사는, 대금에는 정악과 산조가 있는데, 산조에 비해 정악은 대금의 크기가 더 커서 불어넣는 숨이 많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 연주되는 정악 대금은 한시간만 연주해도 무척 힘이 든다며 조수희씨의 공연에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또, 본래 이런 국악연주는 마이크없이 해야 되는데 청중들이 많아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부득이하게 사용하게 됐다며 양해를 구하셨습니다.




오늘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5마당으로 구성되어네요.  
이제 공연이 시작됩니다.

첫 마당은 경풍년과 수룡음이라는 반주음악입니다.  

 

 


<경풍년(慶豊年)>


<수룡음(水龍吟)>

경풍년의 한자를 보니까 -풍연을 기뻐하고 축하한다- 좋은 일에 자주 사용되었던 곡인가 봅니다.
(지극히 개인적은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 국악은 화창한 오후면 오후인대로, 달 뜨는 밤이면 밤인대로.. 언제 어디서나 연주를 해도 다 잘 어울리는듯한 
느낌입니다만...
그래도 왠지 대금은 달빛아래에서 감상하는데 제격인 듯 합니다. 




두번째 마당은 가곡이었습니다.
공연안내 책자에는 가곡 중에서도 언락(言樂)과 편락(編樂)에 대해 간략히 설명이 되어 있지만 잘 이해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국악에 관련한 지식이 전혀 없으니 당연하지요..)
시조시를 5장형식으로 맞추어 부르는 남창가곡이라고 합니다.


 


<남창가곡 - 언락>

가곡을 불러주신 분은 중요무형문화재 대금정악 보유자이신 조창훈 명인이십니다.
가곡은 쉽게 접해보지 못한대다 그 곡의 내용을 잘 몰라서 쉽게 감상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어떤분들은 이 남창가곡이야말로 멋진 곡이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던데..전 그 묘미를 잘 모르겠습니다.
간들어진 기교같은게 없어서 시원시원한 느낌이 든다는 정도...

검색을 해보니 임을 그리워하는 내용의 가곡이라고 하는군요..
국악카페인 '얼씨구! 국악세상'에 상세하게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참고하시면 도움이 되실거예요.
너무 잘 설명을 해주셨어요..풀이도 재미있고..   [ '얼씨구! 국악세상' 바로가기  ]




세번째 마당은 조창훈 명인의 단소연주입니다.
대금과는 또 다른 맛이 있었습니다.^^


<단소- 평조회상 中 상령산)

조창훈 명인의 심후한 내공 때문일까요? 평소 들었던 단소 소리와는 다르게 들렸습니다.
뭐랄까.. 한결 여유롭게 연주하시는 듯 해서 참 편하게 들었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눈을 감고 한 번 감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네번째 마당은 조수희씨의 청성곡이라는 연주입니다.
개인적으로 단소와 함께 참 듣기 좋았던 곡이였습니다.

 


<청성곡(淸聲曲)>

왠지 많이 들었던 가락처럼 느껴지더군요. ^^
달밤을 배경으로 해서 사극에서 많이 들었던 것 같았습니다. 매우 익숙하더라고요.
장용수 학예연구사께서 대금의 백미가 이 청성곡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정말 맑은 곡조의 연주였습니다. 




마지막 마당은 관악협주곡이였습니다.
국악의 협주는 악기마다의 특색들을 잘 조합해놓아서 참 듣기가 좋습니다.

<함녕지곡(咸寧之曲)>
  

이번 연주에는 피리의 소리가 두드러진 듯 한 합주였습니다.
피리의 날카로움을 대금이 감싸안은 느낌이랄까요..   
피리와 대금의 연주소리에 해금과 장구가 음색을 조율하는 것 같았습니다.
조율... 이게 국악의 묘미라고 생각합니다. 낮고 굵은 음은 높고 가벼운 걸로 중화시키는...
개인적으로 장구 대신에 북이 함께 한다면 색다른 연주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봤습니다.^^



마지막 연주를 마치고 조수희씨가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러 무대에 나왔습니다.
오늘 무대에서 멋진 가락을 들려주신 분들게 박수를 보냅니다.  너무 멋진 무대였습니다.^^
 
깊어가는 가을입니다.
고즈넉한 고택을 상상하면서, 열린 창 넘어로 빼꼼히 얼굴을 내미는 달과 함께 대금가락을 함께 하는 상상을 하면서...
맑고 단정하게 가을밤을 지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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