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세상에 나서기를 두려워하는 마음과 외로움을 감추기 위해
책을 읽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 누구도 뭐라하지 않으니... 맘대로 골라서 설렁설렁, 혹은 진지하게
읽어도 뭐라 하는 이들이 없다.
책도 아무런 말이 없다. 그저 책장 넘기는 소리뿐.
처절함이 없다.
그래서 일까? 글을 녹여서 내 것으로, 가슴으로 들어온 것이 없다.
실내에서 사람의 손길에 익숙해진 화초처럼, 문 밖에 나서면 금방이라도
시드는 것처럼... 위태롭고 위태롭다.
책은 도피처였던가!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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